지난 글에서는 회복탄력성의 두 번째 기둥인 '대인관계능력의 핵심, 소통능력'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소통이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주고받는 과정이라면, 이번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고 연결하는 공감 능력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인간은 혼자 살아가는 존재가 아닙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기쁨과 위로를 얻기도 하지만, 때로는 관계 속에서 상처와 좌절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어려움이 찾아왔을 때 서로 의지하고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건강한 관계는 삶의 중요한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관계를 깊게 연결해 주는 힘 가운데 하나가 바로 공감(Empathy)입니다.

1. 주제 이해
공감이란 Lathrap(1895)에 따르면, ‘상대방의 신발을 신어 보는 것’처럼, 타인의 입장에 서서 그 사람이 느끼는 감정과 상황을 객관적이면서도 깊이 있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능력입니다. 즉, 상대방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상대방의 귀로 들으며, 상대방의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내면의 유연함을 의미합니다.
2. 심리학적·삶의 관점
심리학에서 공감은 다른 사람의 정서와 관점을 이해하고 그 경험에 적절하게 반응하는 능력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공감은 대인관계와 사회적 연결에도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는 서로에게 심리적으로 안전한 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뇌과학 연구에서는 다른 사람의 행동을 관찰하고 그 의미를 이해하는 과정에 여러 뇌 영역과 신경체계가 관여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있습니다. 거울신경계(mirror neuron system) 역시 행동 관찰과 모방, 타인의 행동 이해와 관련하여 연구되어 왔지만, 인간의 공감 전체를 거울신경세포 하나로 설명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해석입니다(Rizzolatti & Craighero, 2004).
따라서 공감은 특정한 하나의 뇌 기능이라기보다 정서적 이해, 관점 이해, 자기조절 등 여러 심리적 과정이 함께 작용하는 능력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3. 힐링과 성장의 방법
공감 능력은 타고난 성격에만 의존하는 능력이 아닙니다.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연습하면서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첫째, 판단하지 않고 끝까지 듣습니다.
상대의 말을 중간에 끊거나 해결책부터 제시하지 않고, 먼저 그 사람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줍니다.
둘째, 감정을 인정해 줍니다.
“그랬구나.” “많이 힘들었겠어.”처럼 상대가 느끼는 감정을 인정하는 말을 사용합니다.
셋째, 관점을 바꾸어 생각합니다.
“내가 저 상황이라면 어떤 기분이었을까?”라고 질문하며 상대의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봅니다.
넷째, 이해와 동의를 구분합니다.
상대의 감정을 이해한다고 해서 그 사람의 모든 행동에 동의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느낄 수 있었겠구나”라고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생각은 별도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다섯째, 작은 배려를 실천합니다.
공감은 말뿐 아니라 행동으로도 표현됩니다. 상대의 표정과 상황을 살피고 따뜻한 말 한마디, 작은 도움으로 마음을 전해 보십시오.
4. 5070의 삶에 적용
5070세대에게 공감은 특히 가족과 오랜 관계를 새롭게 바라보는 힘이 될 수 있습니다.
배우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반복해서 할 때 “그 이야기는 이미 들었잖아”라고 끊기보다 잠시 귀를 기울여 보십시오. 때로는 새로운 정보보다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을 원할 수 있습니다.
자녀가 부모의 기대와 다른 선택을 했을 때도 곧바로 충고하기보다 먼저 자녀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들어보십시오. 부모의 경험이 소중하듯 자녀에게도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경험할 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친구가 질병이나 상실, 은퇴 후의 외로움으로 힘들어할 때도 성급하게 “힘내”라고 말하기보다,
“많이 힘들었겠구나. 내가 네 이야기를 들어줄게.”
라고 말하며 곁을 지켜주는 것이 공감의 좋은 실천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5070세대가 새로운 공동체나 모임에 참여할 때도 자신의 기준으로 다른 사람을 판단하기보다 서로 다른 경험과 가치관을 이해하려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공감은 상대를 변화시키는 기술이라기보다 관계 안에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태도입니다.
📝 글을 마치며
지금까지 회복탄력성의 두 번째 기둥인 대인관계 능력의 중요한 요소인, '공감 능력, 타인과 마음을 연결'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공감은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고, 쉽게 판단하지 않으며,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자신의 감정을 존중하는 표현을 연습하면서 조금씩 키워갈 수 있습니다.
소통이 마음과 마음 사이의 길을 만드는 것이라면, 공감은 그 길을 걸어 서로의 마음에 가까이 다가가는 힘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대인관계능력의 세 번째 요소인 「자아확장력, 타인과 함께 성장」을 살펴보겠습니다. 나와 다른 사람을 구분하면서도 서로의 경험과 장점을 배우며 함께 성장하는 자아확장력의 의미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참고문헌
대한성서공회(1998). 성경전서 개역개정판. 대한성서공회.
Davis, M. H. (1983). Measuring individual differences in empathy: Evidence for a multidimensional approach.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44(1), 113–126. [https://doi.org/10.1037/0022-3514.44.1.113](https://doi.org/10.1037/0022-3514.44.1.113)
Rizzolatti, G., & Craighero, L. (2004). The mirror-neuron system. Annual Review of Neuroscience, 27, 169–192. [https://doi.org/10.1146/annurev.neuro.27.070203.144230](https://doi.org/10.1146/annurev.neuro.27.070203.144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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