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5070 세대의 행복을 응원하며, 지난번 '사람' 왜 외로운가?'에 이어 외로움은 우리를 병들게 한다는 내용을 소개합니다.
외로움은 단순히 마음이 허전한 감정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외로움이 장기간 지속되면 우리의 정신건강뿐 아니라 신체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외로움에 관한 연구에서는 우울과 불안, 수면 문제, 삶의 질 저하뿐 아니라 심혈관 질환, 인지 기능 저하, 사망 위험과의 관련성도 보고하고 있습니다(McIntyre et al., 2020; Holt-Lunstad et al., 2015).
그렇다면 외로움은 우리 몸과 마음을 어떻게 병들게 할까요?

1. 외로움은 마음을 지치게 한다
직장 생활을 하다 은퇴한 지 2년 차에 접어든 K는 가슴 답답함, 불면증, 만성 피로 등 신체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으나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은 후 상담실을 방문했습니다.
K는 내향적인 성격으로 일을 좋아했고, 맡은 바 직무에 충실했던 모범생이었습니다. 그러던 그가 직장을 그만둔 후 소속감이 사라지고 사회적 관계가 끊기면서 깊은 허무감과 외로움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누군가 나를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집 밖에 나가지 않고 고립된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상담 사례처럼 일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은퇴하면 "나는 더 이상 쓸모없는 사람이다."라는 마음이 들 수 있습니다. 외로움은 마음의 가장 깊은 곳을 파고들어 우울증이라는 어두운 터널로 인도합니다. 이처럼 고립이 지속되면 뇌는 이를 '비상사태'로 인지합니다. 이 과정에서 긍정적인 감정을 유발하는 세로토닌과 도파민의 분비가 급격히 저하되고(Cacioppo, J. T., & Patrick, W., 2008), 이 상태가 지속되면 만성 우울증으로 고착화되기 쉽다고 합니다.
2. 외로움은 수면과 생활 리듬을 흔들 수 있다
외로운 밤은 유난히 길게 느껴집니다. 낮에는 바쁘게 지내다가도 밤이 되면 생각이 많아지고,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질 수 있습니다. 외로움과 수면의 관계를 살펴본 연구들에서는 외로움이 수면의 질 저하와 관련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McIntyre et al., 2020).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외로움 → 수면 저하 → 피로와 무기력 → 활동 감소 → 더 깊은 외로움
이라는 악순환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내담자 K처럼 팽팽한 긴장감과 불안을 동반합니다. 이로 인해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이 과다 분비되며 끊임없는 불안과 초조함에 시달리게 됩니다.
3. 외로움은 신체 건강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외로움은 마음의 문제로만 끝나지 않습니다.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에 관한 연구에서는 심혈관질환, 고혈압, 뇌졸중, 폐질환 등 여러 신체질환과의 관련성이 보고되었습니다(Vadini et al., 2015).
2025년 발표된 메타분석에서는 6개 코호트 연구, 총 525만 3천여 명의 자료를 종합한 결과, 연구 간 이질성이 높아 결과를 신중하게 해석할 필요는 있지만, 사회적 고립이나 외로움을 경험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혈관질환 위험이 약 17%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Wang et al., 2025), 관심의 비중이 달라져야 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외로움을 지속적으로 경험하는 사람들에게서는 염증과 관련된 유전자 발현이 증가하고, 항바이러스 면역과 관련된 유전자 발현이 감소하는 양상이 나타났다고 합니다(Steven W. Cole, 2007). 그 결과 감기나 독감 같은 감염성 질환에 더 쉽게 노출되고, 상처 회복도 느리고, 만성 염증성 질환 및 심혈관 질환의 발생률이 비약적으로 높아진다고 합니다(Cohen et al., 1997). 이것은 하루에 담배 15개비를 피우는 것만큼 건강에 해롭다고 경고(Holt-Lunstad et al., 2010)하니 외로움이 얼마나 무서운 질병인가를 깨닫습니다.
뿐만 아니라 외로움은 뇌의 신경가소성이 떨어지고,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 부위가 위축되게 합니다. 그 결과 슈틴(Sutin, 2018)의 연구에 따르면, 치매 발병률이 무려 약 4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50~70세대의 중년과 노년층에게 외로움은 더욱 치명적인 무기로 다가옵니다. 이 시기에는 삶의 궤적에서 급격한 상실을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 글을 마치며
지금까지 '외로움은 우리를 병들게 한다.'는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외로움은 반드시 치료하고 예방해야 하는 '질병'입니다. 단절감에서 오는 외로움은 우리의 영혼과 육체를 갉아먹습니다. 주변을 둘러보고 작은 대화부터 시작하는 것, 그리고 사회적 관계망을 유지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우리의 몸과 마음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처방전입니다. 다음은 '성경의 인물들은 외로움을 어떻게 해결했는가'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참고문헌
Cacioppo, J. T., & Patrick, W. (2008). Loneliness: Human nature and the need for social connection [외로움: 인간 본성과 연결의 필요성] (이한음 옮김). 민음사.
Cohen, S., et al(1997). Social ties and susceptibility to the common cold. JAMA, 277(24), 1940–1944. https://doi.org/10.1001/jama.1997.03540470054031
Cole, Steven W. (2007). Social regulation of gene expression in human leukocytes. Genome Biology
Kim, B., Weibel, M., & McDaniel, J. (2024). Loneliness Gets Under the Skin: A Scoping Review Exploring the Link Between Loneliness and Biological Measures of Inflammation. Western Journal of Nursing Research.
Julianne Holt-Lunstad,et al.,(2010). Social Relationships and Mortality Risk: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PLOS Medicine. DOI: https://doi.org/10.1371/journal.pmed.1000316
Angelina R. Sutin, et al., (2018). Loneliness and Risk of Dementia. The Journals of Gerontology: Series B.
DOI: https://doi.org/10.1093/geronb/gby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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