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제 이해
우리는 무엇인가를 얻으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돈, 더 좋은 집, 더 높은 지위, 더 많은 인정이 나를 만족시켜 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그러나 원하는 것을 얻었는데도 마음속 공허함이 사라지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마치 물을 아무리 부어도 채워지지 않는 ‘밑 빠진 항아리’처럼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원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왜 인간의 욕망은 쉽게 만족되지 않을까요?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 내면의 결핍과 욕망의 블랙홀을 살펴보겠습니다.

2. 성경적 관점
예수님은 누군가가 유산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을 때 “삼가 모든 탐심을 물리치라 사람의 생명이 그 소유의 넉넉한 데 있지 아니하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눅 12:15). 이어 말씀하신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에서 한 부자는 풍년을 맞아 더 큰 창고를 짓고 자신의 재물을 쌓아 두려고 했습니다. 그는 “내 영혼아 여러 해 쓸 물건을 많이 쌓아 두었으니 평안히 쉬고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날 밤 그의 생명을 거두실 것을 말씀하셨습니다(눅 12:16–21).
예수님의 가르침은 재산이나 경제적 풍요 자체를 정죄하는 것이 아닙니다. 문제는 소유가 삶의 궁극적인 목적이 되고 하나님과 이웃을 잊어버리는 데 있습니다.
또한 예수님을 찾아온 부자 청년은 계명을 지키며 살아왔지만, 예수님께서 가진 것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라고 말씀하시자 근심하며 돌아갔습니다(마 19:16–22). 그의 문제는 단순히 재산이 많았다는 데 있기보다, 자신이 가진 소유를 내려놓고 예수님을 따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데 있습니다.
3. 현대적 의미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더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접합니다. 더 좋은 것을 사고, 더 많이 성취하고, 다른 사람보다 앞서야 행복할 것처럼 느끼게 합니다.
에리히 프롬(Fromm, 1976)은 이런 인간의 삶을 ‘소유하는 방식(having)’과 ‘존재하는 방식(being)’이라는 관점에서 설명했습니다. 소유 중심의 삶에서는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가 자신을 설명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지만, 존재 중심의 삶에서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가 더욱 중요해집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내면의 결핍을 물질로만 채우려는 삶은 아무리 많이 가져도 만족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가족과의 관계, 이웃과의 나눔, 배움과 봉사, 하나님과의 관계처럼 삶의 의미와 존재의 가치를 경험하는 활동은 다른 종류의 만족을 줄 수 있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젊은 공무원’의 이야기 역시 물질적 욕망에 사로잡힌 인간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그는 훌륭한 윤리와 도덕적 교육을 받고 영생에 들어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모범적인 청년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네 소유를 가난한 자들과 나누라"라고 말씀하시자, 그는 끝내 재물을 포기하지 못하고 깊은 근심에 빠져 돌아가고 맙니다.
그는 자신의 영적 만족을 내면이 아닌 외부의 소유에서 찾으려 했기 때문에 물질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이와 관련된 예화로,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온 세상을 헤매던 젊은이가 결국 자신의 집 앞 길가에서 문둥병을 앓고 있는 노파를 도와주는 순간, 그 노파가 바로 예수님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예화는 우리가 그토록 찾아 헤매는 진정한 행복과 기쁨이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곁의 이웃에게 내 것을 기꺼이 내어 주는 나눔 속에 있음을 알려줍니다.
4. 삶에 적용
첫째, 내가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지 살펴보십시오. “이것을 가지면 정말 행복해질까?” 라고 자신에게 질문해 보십시오.
둘째, 소유와 존재를 구분해 보십시오. 오늘 하루 내가 가진 것보다 내가 누구와 함께했고 무엇을 경험했는지를 돌아보십시오.
셋째, 나눔을 실천해 보십시오. 나눔은 소유의 중심에서 관계의 중심으로 삶의 방향을 전환하는 작은 실천이 될 수 있습니다.
넷째, 하나님과의 관계를 삶의 중심에 두십시오. 참된 만족은 소유의 크기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글을 마치며
지금까지 '내면의 결핍과 욕망의 블랙홀'에 대한 이유와 그 해결책을 소개했습니다. 인간의 끝없는 욕심은 마치 잡을 수 없는 지평선의 아지랑이 같고, 한 번 빠져들면 스스로의 힘으로는 결코 헤어 나올 수 없는 욕망의 블랙홀과 같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우리가 조금이라도 더 움켜쥐려는 집착에서 벗어나, 이웃을 위해 내어주는 삶의 기쁨을 누리기를 원하십니다. 진정한 회복을 위해서는 물질을 중심에 두는 ‘소유(Having)’에 대한 애착을 버리고, 하나님과의 깊은 관계를 우선시하는 ‘존재(Being)’에 대한 관심으로 삶의 방향을 전환해야 합니다.
만물을 지으신 하나님께서 단 1초도 우주와 생명의 호흡을 멈추거나 파업하지 않으시고 은혜를 베푸시는 것처럼, 우리 역시 이기적인 자기중심성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참된 치유와 내면의 회복은 나의 화려한 성취나 타인의 긍정적인 평가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인생의 후반부로 갈수록 더 많이 소유하는 것보다 더 깊이 사랑하고, 더 많이 나누며, 더 의미 있게 살아가는 것이 삶의 만족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사람의 생명이 그 소유의 넉넉한 데 있지 아니하니라." (눅 12:15)
참고문헌
대한성서공회. (1998). 성경전서 개역개정판. 대한성서공회.
Fromm, E. (1976). To have or to be? Harper & 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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